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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관련된 모든 것

게놈 속의 유목민, '트랜스포존'의 모든 것 (복제-붙여넣기, 잘라내기-붙여넣기 방식과 유전체 진화에 미치는 영향 초정밀 해부) 우리는 DNA를 생명의 모든 정보가 순서대로 기록된, 안정적이고 불변하는 청사진으로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설계도 안에는, 정해진 위치 없이 스스로의 의지로 게놈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자유로운 영혼들, 이른바 '점프하는 유전자(Jumping Genes)'가 존재합니다. 이 예측 불가능한 게놈 속 유목민들을 우리는 '트랜스포존(Transposon)' 또는 '전이성 유전인자(Transposable Element)'라고 부릅니다. 놀랍게도, 인간 게놈의 거의 절반(약 45%)이 바로 이 트랜스포존과 그 흔적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약 1.5%)의 양을 압도하는 수치입니다. 오랫동안 이들은 자신의 복제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기생충, 혹은 아무 의미 없는 '쓰레기 DNA'.. 더보기
생명의 설계도를 지키는 수호자, 'DNA 복구 메커니즘'의 모든 것 (각종 손상 유형과 5대 복구 경로 초정밀 해부) 생명의 모든 정보가 담긴 DNA는 견고한 이중나선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결코 안전한 금고 속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DNA는 살아 숨 쉬는 매 순간, 치열한 공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세포가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의 내부 공격부터, 햇빛의 자외선, 음식 속 발암물질, 담배 연기 같은 외부의 적들까지, 하루에 한 개의 세포에서만 최대 100만 건의 DNA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됩니다. 더불어,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30억 쌍의 염기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오타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만약 이처럼 손상된 설계도가 수정되지 않고 그대로 사용되거나 다음 세대 세포로 전달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잘못된 정보는 돌연변이를 낳고, 돌연변이가 축적되면 세포는 통제 불능의 암세.. 더보기
아군을 공격하는 면역계의 비극, '류마티스 관절염'의 모든 것 (자가면역, 활막 증식, 판누스 형성과 최신 치료법까지 초정밀 해부) 아침에 일어날 때 손가락이 뻣뻣하고 붓는 느낌, 여러 관절이 동시에 쑤시고 아픈 통증. 많은 사람들이 이를 단순한 '관절염'으로 여기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몸의 방어군대인 면역계가 반란을 일으켜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무서운 '내전(內戰)'이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자가면역질환의 대표 주자,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가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관절염'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것은 노화 현상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계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관절을 둘러싼 얇고 부드러운 막인 '활막(Synovium)'을 외부 침입자로 오인하여 총공격을 감행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이 공격은 관절에만 머무르지 않고, 피부, 눈, 폐,.. 더보기
DNA의 숨겨진 언어, '비암호화 RNA'의 모든 것 (miRNA, lncRNA의 기능과 RNA 간섭 현상 초정밀 해부)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을 때, 과학자들은 거대한 충격에 빠졌습니다. 인간의 유전자 전체를 구성하는 30억 개의 DNA 염기 서열 중, 단백질을 만드는 직접적인 설계도(유전자)로 사용되는 부분은 고작 1.5%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98.5%의 광대한 DNA 영역은 아무 기능도 없는 '쓰레기 DNA(Junk DNA)'일까요? 지난 20년간의 연구는 이 '쓰레기' 속에 생명의 복잡성을 조절하는 거대한 보물창고가 숨겨져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그 보물의 정체가 바로 '비암호화 RNA(Non-coding RNA, ncRNA)'입니다. 비암호화 RNA는 DNA로부터 전사되지만, 단백질로 번역되지 않고 RNA 분자 그 자체로 최종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모든 RNA를 총칭합니다. 이들은 과거 단백.. 더보기
내면의 24시간 지휘자, '생체 시계'의 모든 것 (마스터 시계, 시계 유전자와 빛이 우리 몸을 조율하는 원리 초정밀 해부) 우리는 왜 밤이 되면 졸리고 아침이 되면 잠에서 깨어날까요? 왜 야식을 먹으면 유난히 살이 잘 찌고, 해외여행 시에는 끔찍한 시차를 겪을까요? 이 모든 현상의 배후에는, 외부의 시계나 알람 없이도 스스로 약 24시간 주기로 생명 현상의 리듬을 만들어내는 우리 몸속의 경이로운 자동 시간 측정 장치, '생체 시계(Biological Clock)'가 존재합니다. 이 생체 시계가 만들어내는 약 24시간의 생체 리듬을 '서캐디언 리듬(Circadian Rhythm)'이라고 합니다. '대략(circa)'과 '하루(diem)'의 라틴어 합성어인 이 이름처럼, 우리 몸은 지구의 24시간 자전 주기에 맞춰 수면과 각성, 호르몬 분비, 체온, 소화, 대사 등 거의 모든 생리 현상을 능동적으로 조절합니다. 이 리듬은 단순히.. 더보기
생명의 중심 원리, 'DNA 복제, 전사, 번역'의 모든 것 (DNA에서 단백질까지, 정보가 흐르는 전 과정 초정밀 해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수십조 개의 세포, 그 안에 담긴 생명의 모든 비밀은 단 네 개의 알파벳(A, T, C, G)으로 기록된 한 권의 위대한 책, 바로 'DNA(Deoxyribonucleic Acid)' 속에 암호화되어 있습니다. 이 DNA라는 원본 설계도는 세포의 핵이라는 가장 안전한 도서관에 보관되어, 우리가 어떤 단백질을 만들고, 어떻게 성장하며,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정적인 정보는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 생명 현상으로 발현되는 것일까요? 그 해답은 분자생물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이자 핵심 원리인 '중심 원리(Central Dogma)'에 있습니다. 중심 원리가 설명하는 생명 정보의 흐름은 세 가지 장엄한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세포가 분열할 때.. 더보기
생명의 필수 원소이자 최악의 독소, '철분'의 모든 것 (흡수, 저장, 운반, 조절 메커니즘과 펜톤 반응 초정밀 해부) 붉은 피가 산소를 운반하고,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를 만들며, 세포가 분열하여 생명을 이어가는 모든 과정의 중심에는 단 하나의 원소, 바로 '철(Iron, Fe)'이 있습니다. 철분은 헤모글로빈의 핵심 성분으로서 산소를 온몸에 공급하고, 전자전달계의 사이토크롬 단백질의 일원으로서 ATP 생성을 가능하게 하는, 생명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필수 미네랄입니다. 이 강력한 원소가 없다면, 생명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위대한 생명의 동반자는, 통제를 벗어나는 순간 우리 몸을 파괴하는 가장 위험한 독소로 돌변하는 '야누스'의 얼굴을 가졌습니다. 자유로운 상태의 철 이온은 그 유명한 '펜톤 반응(Fenton Reaction)'을 통해, 우리 몸에서 가장 파괴적인 활성산소인 '하이드록실 라디칼(•OH)'을.. 더보기
뇌를 속이는 피로의 위장술사, '카페인'의 모든 것 (아데노신 수용체 길항 작용부터 내성과 금단증상까지 초정밀 해부) 아침을 깨우는 커피 한 잔, 오후의 나른함을 쫓는 녹차, 집중력을 높여주는 에너지 드링크. 현대인의 삶에서 '카페인(Caffeine)'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일상을 지탱하는 필수적인 '연료'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 마법 같은 각성 효과의 이면에는, 우리 뇌의 피로 감지 시스템을 교묘하게 속이는 놀라운 분자적 위장술이 숨어있습니다. 놀랍게도, 카페인은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피로를 '느끼지 못하도록' 뇌를 마비시키는 것입니다. 우리 뇌 속에는 활동량이 많아질수록 쌓여 '이제 쉴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피로 물질' 아데노신(Adenosine)이 있습니다. 카페인의 분자 구조는 이 아데노신과 놀랍도록 유사하여, 아데노신이 앉아야 할 의자(수용체)를 먼저 차지해버립니다. .. 더보기
숙취의 주범이자 간의 적, '알코올 분해'의 모든 것 (ADH, ALDH, MEOS 3대 경로와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독성 초정밀 해부)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깊숙이 자리한 '술', 그 주성분인 알코올(에탄올)은 우리 몸에게 매우 독특한 존재입니다. 즐거움을 주는 기호식품이자,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약물이며, 동시에 세포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히는 강력한 독소이기도 합니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이나 지방처럼 알코올을 저장할 수 없기에, 일단 섭취하면 최우선 과제로 이 불청객을 해독하여 몸 밖으로 내보내는 비상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그 해독의 최전선이자 주 전장은 바로 우리 몸의 화학 공장, 간(Liver)입니다. 흔히 숙취와 간 손상의 원인을 알코올 그 자체라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주범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중간 대사산물,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입니다. 이 물질은 알코올보다 수십 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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