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마법의 탄환, '항체-약물 접합체(ADC)'의 모든 것 (항체의 표적 기능과 강력한 화학탄두의 결합 원리 초정밀 해부)
20세기 항암 치료의 주역이었던 '화학항암제'는 강력했지만,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암세포뿐만 아니라 빠르게 분열하는 정상 세포(모낭세포, 점막세포, 골수세포 등)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여, 탈모, 구토, 골수 억제와 같은 끔찍한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꿈꿔왔습니다. "만약, 정상 세포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오직 암세포에만 정확히 유도되어 그 안에서만 폭발하는 '마법의 탄환(Magic Bullet)'을 만들 수 있다면?" 21세기 생명공학 기술은 마침내 이 꿈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입니다. ADC는 이름 그대로, 세 가지 핵심 부품을 정교하게 조립한 하나의..
더보기
숙주를 조종하는 생존의 대가, '기생충'의 모든 것 (복잡한 생활사, 면역 회피와 행동 조종의 비밀 초정밀 해부)
우리는 세균, 바이러스, 진균과 같은 미생물 병원체들을 탐험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들보다 훨씬 더 크고, 더 복잡하며, 때로는 숙주의 몸과 마음마저 조종하는 가장 교활한 생존의 대가, '기생충(Parasite)'의 놀라운 세계로 들어갑니다. 기생충은 다른 생물(숙주)의 몸 안이나 표면에 살면서, 숙주로부터 영양분을 빼앗아 살아가는 생물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진정한 무서움은 단순히 영양분을 훔치는 것을 넘어섭니다. 성공적인 기생충의 목표는 숙주를 빨리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숙주를 최대한 오래 살려두면서, 그 안에서 안전하게 성장하고, 번식하며, 마침내 자신의 자손을 다른 숙주에게로 퍼뜨리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생충들은 수억 년의 진화 과정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섬..
더보기
[심화 확장판] 암의 최전선, '진화하는 암'의 모든 것 (암의 새로운 특징, 종양 미세환경과 암 대사의 비밀 초정밀 해부)
우리는 이전에 암세포가 '고장 난 가속 페달(종양 유전자)'과 '파괴된 브레이크(종양 억제 유전자)'를 가지고, 6가지 핵심적인 능력(암의 6대 특징)을 획득하여 우리 몸에 반란을 일으키는 과정을 탐험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의 눈부신 연구 발전은, 암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교활하고 복잡한 적임을 드러냈습니다. 암세포는 단순히 무한 증식하는 '불량 세포'의 집단이 아니라, 주변의 정상 세포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고, 우리 몸의 에너지 시스템을 납치하며, 면역계의 감시망을 무력화시키는, 고도로 진화한 '생태계'이자 '사회'를 구축합니다. 2011년, 암 연구의 대가인 더글러스 하나한과 로버트 와인버그는 자신들의 기념비적인 '암의 6대 특징' 논문을 개정하여, 암세포가 획득해야 할 '새..
더보기
생명과 소멸의 경계, '죽음'의 모든 것 (심폐사에서 뇌사로, 죽음의 정의와 장기 이식의 윤리 초정밀 해부)
인간은 언제 죽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랫동안 명확해 보였습니다. 심장이 멎고, 숨을 멈추면, 그 사람은 죽은 것입니다. 이것이 수천 년간 인류가 받아들여 온 '심폐사(Cardiopulmonary Death)'라는 전통적인 죽음의 정의였습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 인공호흡기와 같은 생명 유지 장치의 등장은 이 명확했던 경계선을 흐릿하게 만들었습니다. 뇌의 모든 기능이 영구적으로 멈추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계의 힘으로 심장은 계속 뛰고, 가슴은 계속 오르내리는 새로운 상태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과연 이 상태는 '삶'일까요, 아니면 '죽음'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의학적, 사회적, 그리고 윤리적 고뇌의 산물이 바로 '뇌사(Brain Death)'라는 새로운 죽음의 정의입니다. 특히, 심장이나 간과 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