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건강과 관련된 모든 것

내 몸의 성적표, '혈액 검사'의 모든 것 (CBC, 화학, 지질, 간/신장 기능 검사 항목 완전 정복) 우리가 매년 건강검진 때마다 치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시험, 바로 '혈액 검사(Blood Test)'입니다. 단 몇 밀리리터의 혈액 한 방울 속에는, 우리 몸의 건강 상태에 대한 방대하고도 정밀한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혈액은 우리 몸의 모든 조직과 장기를 순환하며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수거하는 '생명의 강'이기에, 이 강물의 성분을 분석하면 강이 지나온 모든 지역(장기)의 건강 상태를 엿볼 수 있는 것입니다. 혈액 검사 결과표에 적힌 알 수 없는 약어들과 숫자들은 마치 암호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 몸의 현재 상태를 알려주는 '성적표'이자 '계기판'입니다.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군대의 병력은 충분한지(전혈구 검사), 우리 몸의 화학적 균형과 신장의 정화 능력은 어떠.. 더보기
소리의 메아리로 몸속을 그리는 기술, '초음파 검사'의 모든 것 (압전 효과, 음향 저항과 도플러 원리 초정밀 해부) 임산부가 태아의 첫 심장박동 소리를 듣고 감격하는 순간, 심장 전문의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심장 판막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모습, 내과 의사가 복부의 장기들을 샅샅이 훑어보며 진단하는 과정.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공통된 기술이 바로 '초음파 검사(Ultrasound, Sonography)'입니다. X-ray나 CT처럼 방사선을 사용하는 대신, 인체에 무해한 '소리'를 이용하여 우리 몸 내부의 구조와 움직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가장 안전하고 널리 사용되는 영상 진단법입니다. 초음파 검사의 원리는 박쥐나 돌고래가 어둠 속에서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반향정위(Echolocation)'와 정확히 같습니다. 즉,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높은 주파수의 소리(초음파)를 몸속으로 쏘아 보낸 뒤, 각기 다른 장기.. 더보기
인체의 교향곡을 듣는 자기장, 'MRI와 fMRI'의 모든 것 (양성자 공명 원리, T1/T2 신호와 BOLD 효과 초정밀 해부) X-ray가 우리 몸의 '그림자'를 보는 기술이라면,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은 우리 몸속 원자들의 '메아리'를 듣는 기술입니다. MRI는 방사선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대신 인체에 무해한 강력한 자기장과 라디오파를 이용하여,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H₂O) 분자 속 수소 원자핵(양성자)들의 미세한 신호를 감지하여 놀랍도록 선명한 단층 영상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뇌, 척수, 근육, 인대와 같은 연부 조직을 관찰하는 데 있어서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영상 기술입니다. MRI는 단순히 우리 몸의 해부학적 '구조'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특정 시퀀스를 이용하면 살아있는 뇌가 '기능'하는 모습까지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것이 바로 '기능적 자기공명영.. 더보기
우리 몸을 투시하는 빛, 'X-ray'의 모든 것 (X선의 물리적 원리, 영상의학 기술과 방사선 생물학까지 초정밀 해부) 1895년 11월 8일,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Wilhelm Röntgen)은 어두운 실험실에서 음극선관 실험을 하던 중, 몇 미터 떨어진 곳에 놓아둔 형광 스크린이 스스로 녹색 빛을 내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합니다. 무언가 눈에 보이지 않고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광선이 튜브를 뚫고 나와 스크린을 비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이 미지의 광선에 'X-선(X-ray)'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며칠 후, 그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살아있는 사람의 몸속을 들여다본 이미지를 얻게 됩니다. 바로 그의 아내 안나 베르타의 손을 촬영한, 뼈와 결혼반지가 유령처럼 선명하게 보이는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본 그의 아내는 "나는 내 죽음을 보았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이 발견은 의학의 역사를.. 더보기
노화라는 질병을 치료하는 미래, '세놀리틱스와 세포 재프로그래밍'의 모든 것 (좀비세포 제거와 야마나카 인자의 원리 초정밀 해부) 인류의 역사는 노화와 죽음이라는 숙명에 맞서 싸워온 역사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노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럽고 피할 수 없는 과정으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하지만 만약, 노화가 그저 시간이 흐른 결과가 아니라, 치료하고 심지어 되돌릴 수 있는 '질병'이라면 어떨까요? 현대 노화과학(Geroscience)의 최전선에서는 바로 이 대담한 가설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두 가지 혁명적인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바로 '세놀리틱스(Senolytics)'와 '세포 재프로그래밍(Cellular Reprogramming)'입니다. 이 두 기술은 노화에 접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세놀리틱스'는 우리 몸에 쌓여 만성 염증과 노화를 유발하는 '좀비 세포(노화 세포)'만을 정밀하게 찾아내 제거하는 '청소 전략.. 더보기
장수의 길을 여는 두 개의 열쇠, '라파마이신과 메트포르민'의 모든 것 (mTOR와 AMPK 경로 조절을 통한 노화 억제 원리 초정밀 해부) 수십 년간, 노화 연구에서 가장 확실하게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알려진 것은 '칼로리 제한(Calorie Restriction)'이었습니다. 초파리부터 쥐, 원숭이에 이르기까지, 섭취 칼로리를 30~40% 줄이면 건강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평생에 걸쳐 극심한 칼로리 제한을 실천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한 가지 위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만약, 칼로리를 제한하지 않고도, 우리 몸이 마치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약이 있다면 어떨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유력한 해답으로 떠오른 두 개의 분자가 바로 '라파마이신(Rapamycin)'과 '메트포르민(Metformin)'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두 약물은 처음에는 노.. 더보기
노화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 'NAD⁺'의 모든 것 (시르투인, 파프와 NAD⁺ 전구물질(NMN, NR) 초정밀 해부) 우리는 '생명 에너지 대서사시' 편에서 NAD⁺(니코틴아미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를 해당과정과 TCA 회로에서 나온 고에너지 전자를 받아 NADH로 변신하는 '전자 운반체'로 배웠습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이것이 NAD⁺의 주된 역할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의 혁명적인 연구들은 NAD⁺가 단순히 에너지 생산의 '조수'가 아니라, DNA 복구, 유전자 발현 조절, 면역 반응 등 생명의 가장 근본적인 과정을 지휘하는 핵심적인 '신호 전달 물질'이자 '필수 연료'임을 밝혀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우리 몸의 NAD⁺ 수치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극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50대가 되면 20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NAD⁺의 고갈이, 노.. 더보기
우리 몸을 '설탕에 절이는' 주범, '최종당화산물(AGEs)'의 모든 것 (생성 과정, 교차결합과 염증 유발 메커-니즘 초정밀 해부) 빵을 토스터에 넣으면 갈색으로 변하며 고소한 풍미가 생기고, 스테이크를 그릴에 구우면 먹음직스러운 갈색 표면이 만들어집니다. 이 맛있는 갈변 반응의 중심에는 단백질과 당이 열에 의해 결합하는 '마이야르 반응'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화학 반응이, 우리 몸속에서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나며 혈관을 뻣뻣하게 만들고, 피부에 주름을 만들며, 각종 만성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면 어떨까요? 그 결과물이 바로 '최종당화산물(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 AGEs)'입니다. 최종당화산물, 줄여서 AGEs는 우리 몸의 단백질이나 지방이 혈액 속의 포도당, 과당과 같은 당 분자와 효소의 도움 없이, 비정상적으로 결합하여 생성되는 변성된 물질들의 총칭입니다. .. 더보기
늙었지만 죽지 않는 세포, '세포 노화'와 좀비 세포의 모든 것 (텔로미어, SASP와 세놀리틱스의 원리 초정밀 해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 몸은 왜 약해지고 병에 걸리기 쉬워질까요? 이 거대한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분열을 멈춘 채 우리 조직 속에 유령처럼 쌓여가는 기묘한 세포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바로 '세포 노화(Cellular Senescence)' 상태에 빠진 세포, 일명 '좀비 세포'입니다. 세포 노화는 세포가 분열 능력을 영구적으로 상실했지만, 죽지는 않고 대사적으로는 활발한 상태로 남아있는 현상입니다. 본래 이 메커니즘은 우리 몸의 중요한 '안전장치'입니다. 텔로미어가 너무 짧아지거나, DNA가 심각하게 손상되거나, 암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등 세포가 잠재적인 암세포로 변할 위험에 처했을 때, '세포 노화'라는 강력한 브레이크가 작동하여 세포 분열을 영구히 차단함으로써 암 발생.. 더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