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능의 주소를 찾아서, '브로드만 영역과 뇌 기능 국재설'의 모든 것 (브로카, 베르니케, 그리고 뇌 지도 제작의 역사 초정밀 해부)
우리의 뇌는 생각, 감정, 언어, 운동 등 수많은 경이로운 기능을 수행합니다. 그렇다면 이 기능들은 뇌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작용하여 수행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뇌의 각기 다른 구역이 전문화된 임무를 나누어 맡고 있는 것일까요? 19세기 뇌과학계는 이 질문을 두고, 뇌가 전체적으로 함께 작동한다는 '전체론(Holism)'과, 각 기능이 특정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는 '기능 국재설(Localizationism)' 사이의 치열한 논쟁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이 기나긴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현대 뇌과학의 지형을 결정한 것은 바로 '뇌 손상 환자'들의 비극적인 증언과, 현미경 아래에서 묵묵히 뇌의 세포 구조를 분석한 한 독일인 의사의 집념이었습니다. 뇌졸중으로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된 환자가 오직 '말하는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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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최소 단위를 밝힌 위대한 논쟁, '뉴런 독트린'의 모든 것 (골지와 카할, 그물 이론과 현대 뇌과학의 탄생 초정밀 해부)
우리의 생각과 기억, 감정은 어디에 담겨 있을까요? 19세기 후반, 과학자들은 현미경을 통해 뇌 조직을 들여다보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지만, 그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무질서한 신경섬유들의 미로뿐이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뇌가 하나의 거대한 '그물(reticulum)'처럼, 모든 신경섬유가 물리적으로 하나로 이어진 연속적인 통신망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그물 이론(Reticular Theory)'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생각은 틀렸습니다. 뇌는 거대한 그물이 아니라, 약 860억 개에 달하는 독립된 개별 세포, 즉 '뉴런(Neuron)'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거대한 집합체입니다. 이 '뉴런'이야말로 뇌의 구조적, 기능적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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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이라는 신대륙의 발견,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의 모든 것 (이드, 자아, 초자아와 방어기제의 작동 원리 초정밀 해부)
우리는 스스로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왜 우리는 가끔 이유 없이 불안하고,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하며, 꿈속에서 기이한 욕망들을 마주하게 될까요?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신경과 의사였던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는 이 질문에 대한 혁명적인 답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진짜 주인은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의식'이 아니라, 그 수면 아래에 존재하는 거대한 빙산, 즉 '무의식(The Unconscious)'이라는 것입니다. 프로이트는 히스테리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억압된 기억, 금지된 욕망, 어린 시절의 상처가 현재의 증상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임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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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구한 위대한 우연, '페니실린'의 모든 것 (플레밍의 발견, 플로리와 체인의 대량생산과 항생제 시대의 개막 초정밀 해부)
20세기 초까지, 인류는 세균 감염이라는 보이지 않는 포식자 앞에서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폐렴, 결핵, 패혈증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고, 전쟁터에서는 전투로 인한 사망자보다 상처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았습니다. 의사들은 속수무책으로 곪아 들어가는 상처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류는 세균을 죽일 수 있는 '마법의 탄환(Magic Bullet)'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마법의 탄환은,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가장 우연한 방식으로 인류에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928년 9월, 스코틀랜드의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의 지저분한 실험실에 있던, 휴가 기간 동안 잊혔던 포도상구균 배양 접시 위에서, 인류의 역사를 바꿀 푸른곰팡이 하나가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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