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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잊음'으로써 더 똑똑해지는 역설, '시냅스 가지치기'의 모든 것 (미세아교세포, 보체 시스템과 뇌 발달의 비밀 초정밀 해부) 우리는 흔히 '학습'과 '기억'을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추가하고 저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것을 배울수록, 뇌 속의 연결(시냅스)은 더 많아지고 강해져야만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뇌가 미숙한 아기에서 성숙한 어른으로 발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고 극적인 사건 중 하나는, 역설적이게도 이미 만들어진 시냅스의 약 절반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이 위대한 '잊음'의 과정을 우리는 '시냅스 가지치기(Synaptic Pruning)'라고 부릅니다. 시냅스 가지치기는 무성하게 자란 정원의 잔가지를 쳐내어, 중요한 나무들이 더 튼튼하고 효율적으로 자라도록 돕는 '정원 가꾸기'와 같습니다. 우리의 뇌는 어린 시절, 폭발적으로 많은 양의 시냅스를 만들어 일단 가능한 모든 연결을 시도합니다. .. 더보기
우리 존재의 지휘 본부, '뇌'의 모든 것 (대뇌, 소뇌, 뇌간, 변연계의 구조와 기능 초정밀 해부) 약 1.4kg의 부드러운 두부 같은 질감의 덩어리. 인체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기관. 약 860억 개의 신경세포와 그보다 더 많은 신경교세포가 100조 개가 넘는 연결망을 통해 얽혀있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하다고 알려진 구조물. 바로 우리의 '뇌(Brain)'입니다. 뇌는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생체 컴퓨터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 감정, 기억, 성격, 그리고 '나'라는 자아의식이 탄생하고 머무는 우리 존재의 지휘 본부 그 자체입니다. 이 경이로운 기관은 결코 단일한 덩어리가 아닙니다. 수억 년의 진화 과정을 거치며 겹겹이 쌓아 올려진, 각기 다른 기능과 역사를 가진 여러 영역들의 연합체입니다.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숨결을 관장하는 원시적인 뇌간, 정교한 움직임을 조율하는 소뇌, 감정.. 더보기
우리 몸의 최전방 방어벽, '피부 장벽'의 모든 것 (각질층, 세라마이드와 NMF의 역할 초정밀 해부) 우리의 피부, 그 중에서도 가장 바깥쪽에서 외부 세계와 직접 맞닿아 있는 0.01mm 두께의 얇은 층. 바로 '각질층(Stratum Corneum)'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 각질층을 때가 되면 벗겨져 나가는 '죽은 세포'의 더미로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얇은 막은, 우리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진화가 설계한 가장 정교하고 지능적인 '최전방 방어벽'이자 '생명의 방수벽'입니다. 이 방어 시스템 전체를 우리는 '피부 장벽(Skin Barrier)'이라고 부릅니다. 피부 장벽의 임무는 이중적입니다. 첫째, 체내의 수분과 전해질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는 '방수' 기능. 둘째, 외부의 수많은 유해 물질, 병원균, 알레르겐, 자외선이 몸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어' 기능. 이 상반된 두 가지 임.. 더보기
우리 몸의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연결부, '관절'의 모든 것 (윤활관절의 구조, 연골, 활막, 인대의 기능 초정밀 해부) 우리가 걷고, 달리고, 손가락을 구부려 글씨를 쓰는 모든 움직임은, 단단한 뼈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부드럽게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연결부'가 있기에 가능합니다. 이 경이로운 생체 기계 장치가 바로 '관절(Joint)'입니다. 관절은 단순히 뼈와 뼈를 잇는 경첩이 아닙니다. 그것은 충격을 흡수하는 완벽한 쿠션, 마찰을 거의 제로로 만드는 자동 윤활 시스템, 그리고 안정성을 제공하는 견고한 케이블이 한데 어우러진, 살아있는 복합 기관입니다. 우리 몸에는 약 187개의 관절이 있으며, 이들은 구조와 기능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됩니다. 그중에서도 무릎, 어깨, 손가락처럼 우리가 '움직임'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 짓는 관절은 대부분 '윤활관절(Synovial Joint)'입니다. 이곳에는 뼈의 끝을 감.. 더보기
햇빛이 피부를 늙게 만드는 과정, '광노화'의 모든 것 (자외선(UVA/UVB)의 작용, MMPs, 콜라겐 파괴의 분자 메커니즘 초정밀 해부) 우리는 흔히 피부 노화의 원인을 세월의 흐름, 즉 '나이 듦' 그 자체에서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 피부에 나타나는 주름, 색소 침착, 탄력 저하와 같은 눈에 띄는 노화 현상의 80% 이상은, 시간이 아닌 평생에 걸쳐 누적된 '햇빛', 특히 '자외선(Ultraviolet, UV)'에 의해 발생합니다. 이렇게 자외선 노출에 의해 유발되는 피부의 조기 노화 현상을 우리는 '광노화(Photoaging)'라고 부릅니다. 내인성 노화(chronological aging)가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된 속도에 따라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광노화는 외부 요인에 의해 가속되는 '예방 가능한' 노화입니다. 햇빛에 자주 노출되는 얼굴이나 손등의 피부가, 옷으로 가려진 엉덩이나 복부의 피부보다 훨씬 더 빨리 늙는 것을 생각해보.. 더보기
살아있는 장기, '뼈 대사'의 모든 것 (뼈 리모델링, 골절 치유 4단계와 호르몬 조절의 완벽한 메커니즘 초정밀 해부) 우리는 뼈를 우리 몸을 지탱하는 단단하고 정적인 '구조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뼈의 실체는 그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고 경이롭습니다. 뼈는 평생에 걸쳐 스스로를 파괴하고 재건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살아있는 장기'입니다. 매일 우리도 모르는 사이 낡은 뼈는 사라지고 새로운 뼈가 그 자리를 채우며, 외부의 충격으로 부러졌을 때는 스스로를 완벽하게 복원하는 놀라운 치유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 모든 과정은 우리 몸의 칼슘 농도를 조절하고 혈액 세포를 생산하는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다른 임무들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전 '뼈세포' 편에서 우리는 뼈를 구성하는 세 명의 주역, 즉 건설 인부 '조골세포', 철거 전문가 '파골세포', 그리고 현장 감독관 '골세포'에 대해 알아보았습.. 더보기
면역계의 과민반응, '알레르기'의 모든 것 (1형 과민반응, IgE, 비만세포와 히스타민의 역할 초정밀 해부) 봄날의 꽃가루에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재채기와 콧물, 특정 음식을 먹은 뒤 온몸에 피어나는 두드러기와 가려움증, 복숭아털만 닿아도 피부가 부어오르는 현상. 바로 '알레르기(Allergy)'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상당수가 겪고 있는 이 고통스러운 현상은, 면역 시스템이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면역계가 본질적으로 무해한 외부 물질(꽃가루, 집먼지진드기, 특정 식품 등)을 치명적인 병원균으로 오인하여, 불필요하고 과도한 '전쟁'을 벌이는, 일종의 '과민반응(Hypersensitivity)'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즉각적인 알레르기 반응은 '1형 과민반응'에 속하며, 이 비극적인 오인 사격의 중심에는 세 명의 주역이 있습니다. 특정 알레르기 유발 물질(알.. 더보기
면역계의 분자 신분증, 'MHC'의 모든 것 (Class I, Class II의 구조, 기능과 자기관용의 원리 초정밀 해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내 파괴하면서도, 수십조 개에 달하는 건강한 내 세포는 공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면역계는 어떻게 '나(self)'와 '적이 침입한 나(infected-self)', 그리고 '완전한 남(non-self)'을 이토록 정교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그 비밀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분자 '신분증', 바로 '주조직 적합성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에 있습니다. MHC는 세포가 자신의 '정체성'과 '건강 상태'를 면역계에게 보고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백질 복합체입니다. 이들은 세포 내부의 단백질 조각(펩타이드)들을 손에 들고, 마치 쇼윈도처럼 세포 표면에 전시하는 역.. 더보기
면역세포의 보급 전략, '면역대사'의 모든 것 (M1/M2 대식세포와 T세포의 대사 전환 원리 초정밀 해부) 우리는 지금까지 세포의 '에너지 공장(대사)'과 국가의 '방어 군대(면역)'를 각각 별개의 거대한 주제로 탐험해왔습니다. 하지만, 현대 생명과학의 최전선은 이 둘이 사실상 하나의 운명 공동체처럼 얽혀있다는 경이로운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군대는 잘 먹어야 싸울 수 있다"는 격언은 세포 수준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면역세포가 어떤 종류의 '연료'를 공급받고, 어떤 방식의 '에너지 대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세포의 성격과 전투 방식이 근본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면역과 대사의 깊은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융합 학문이 바로 '면역대사(Immunometabolism)'입니다. 과거에는 에너지 대사가 단순히 면역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필요한 ATP를 공급하는 '보급부대' 역할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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