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가공품'과 GMP의 진실
"피로 회복에 탁월합니다!"라는 광고 문구에 이끌려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제품 뒷면을 자세히 보니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마크는 보이지 않고, 아주 작은 글씨로 [캔디류] 혹은 [기타가공품]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영양제인 줄 알았는데, 사탕이었나?"
작은 의심이 드는 순간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실전편: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방법>의 첫 번째 여정은, 내 몸에 들어갈 제품을 고르는 가장 기초적인 기준 '라벨(Label) 해독법'입니다.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구별하는 눈을 길러드립니다.
제품 앞면에 [건강기능식품] 로고가 있나요? 이것은 단순한 그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발급한 확실한 '신분증'입니다.
이 마크가 있다는 것은, 제조사가 식약처에 다음 두 가지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 루테인이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들어있음)
둘째,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기능성이 확인되었다.
(동물 실험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유의미한 결과가 있었음)
반대로 이 마크가 없다면? 그 안에 든 성분이 몸에 좋을 수는 있겠지만, 법적으로는 '일반 식품(General Food)'으로 분류됩니다. 우리가 먹는 쌀이나 김치처럼 영양가는 있지만, 특정한 건강 기능성을 공인받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인스타그램 공구 제품이나 트렌디한 영양제 뒷면을 보면 십중팔구 [기타가공품], [캔디류], [혼합음료]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이런 제품들은 효과가 없는 것일까요?
A. 무조건 나쁜 제품은 아닙니다. 다만, 소비자가 '스스로 검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제조사가 까다로운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지 않고 '일반 식품'으로 출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원가 및 공정 절감: 식약처가 요구하는 고함량이나 표준화된 공정을 맞추기엔 비용이 많이 들거나,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경우입니다.
- 광고의 유연성: 역설적이지만, 일반 식품은 기능성 광고를 할 수 없는 대신 "맛있는 간식"처럼 가볍게 접근하여 판매하기 쉽습니다.
물론 효소나 해외 직구 제품처럼 카테고리 특성상 어쩔 수 없이 기타가공품으로 분류되는 예외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비타민이나 오메가3가 '캔디류'로 되어 있다면, 유효 성분보다 당분이 더 많은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분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어디서 만들었는가'입니다.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마크는 "이 공장은 아주 깨끗하고, 원료를 정량대로 넣었으며,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철저히 관리합니다"라는 위생 성적표입니다.
과거 뉴스에 나왔던 '쇳가루 노니'나 '가짜 백수오'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대부분 GMP 인증이 없는 영세한 시설에서,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환(丸)이나 분말을 만들다가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내가 매일 먹는 알약이 쥐가 드나드는 창고가 아니라, 반도체 공장처럼 깨끗한 시설에서 만들어지길 원하신다면, GMP 마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입니다. 특히 국내 제조 제품을 고르실 때는 이 마크가 없는 제품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복잡한 성분표를 다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제품을 집어 들고 딱 3초만 확인하세요. 이 작은 습관이 당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킵니다.
이것으로 똑똑한 소비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떼셨습니다. 하지만 라벨에 숫자가 적혀 있다고 해서 100%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마그네슘 2,000mg 함유!"라고 써놓고 실제로는 우리 몸이 쓸 수 있는 마그네슘이 200mg도 안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다음 화 예고]
숫자에 속지 않는 법, '화합물 무게 vs 실제 원소 함량'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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