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장에서는 나이아신이 NMN이나 NR 못지않은 강력한 NAD+ 부스터로서 가진 잠재력, 즉 '빛'에 대해 탐구했습니다. 우리는 하루 100mg이라는 용량부터 항노화 효과의 시동이 걸린다는 사실을 확인했죠.
하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특히 우리 몸의 정교한 생화학 시스템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번 2장에서는 나이아신이라는 이득을 얻기 위해 우리 몸이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대가', 즉 숨겨진 '대사적 비용(Metabolic Cost)'이라는 '그림자'의 정체를 본격적으로 파헤쳐 봅니다.
나이아신 섭취의 숨겨진 비용
"고용량 나이아신은 간에 부담을 준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요?
간단히 말해, 간의 처리 용량을 초과하여 비상 시스템을 혹사시키기 때문입니다. 우리 간에는 나이아신을 처리하는 두 개의 도로가 있다고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 1번 도로 (안전한 고속도로): 저용량의 나이아신을 매우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주력 경로입니다. 하지만 처리 용량에 한계가 있어 금방 꽉 막힙니다. 생화학적으로는 '글리신 결합(Glycine Conjugation)' 경로라고 부릅니다.
- 2번 도로 (위험한 비포장 국도): 1번 도로가 막혔을 때 대량의 나이아신을 처리하는 비상 경로입니다. 하지만 이 경로를 사용하면 간세포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미드화(Amidation)' 및 관련 경로들입니다.
고용량의 나이아신을 섭취하면, 안전한 1번 도로는 순식간에 포화 상태가 됩니다. 결국 우리 간은 위험한 2번 도로를 끊임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죠. 이 과정에서 세포 내 필수 자원이 고갈되고 독성을 띨 수 있는 중간 대사산물이 축적되어, 간세포 자체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간에 부담을 준다'는 말의 실제 의미입니다.
고용량 나이아신 섭취는 간의 비상 처리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가동시켜, 간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대사적 과부하' 상태를 의미합니다.
나이아신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자원들이 소모되나요?
나이아신이라는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우리 몸이 지불하는 두 가지 중요한 비용이 있습니다.
1. 글리신 (Glycine): '안전한 포장재'
저용량부터 고용량까지 항상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자원입니다. 간은 나이아신을 몸 밖으로 안전하게 배출하기 위해, '글리신'이라는 아미노산을 택배 상자처럼 사용합니다. 나이아신을 글리신으로 감싸서 소변으로 쉽게 버릴 수 있는 무해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피부나 관절에 쓰여야 할 귀중한 글리신이 소모됩니다.
2. 메틸기 (Methyl Group, CH₃): '비상용 만능 공구'
주로 고용량 섭취 시, 글리신 경로가 막혔을 때 비상 경로가 가동되면서 집중적으로 소모됩니다. 메틸기는 DNA의 스위치를 켜고 끄거나, 다른 독소를 해독하고,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등 수많은 핵심 작업에 반드시 필요한 '만능 공구'입니다. 이 귀한 공구를 나이아신 처리에 전부 소모해버리면, 다른 중요한 시스템이 정체될 위험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나이아신 섭취의 대가는 '글리신'과 '메틸기'라는 두 가지 필수 자원의 소모로 청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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