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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51편: 양파 껍질 속의 항산화 저격수, 퀘르세틴의 항염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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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산화 저격수, 퀘르세틴

우리는 지난 시간 '면역 지원군'으로 인삼, 프로폴리스, 베타글루칸 등 다양한 성분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오늘 탐험할 '퀘르세틴(Quercetin)'은 이들과는 또 다른 강력한 무기를 지닌 요원입니다. 퀘르세틴은 양파(특히 껍질), 케이퍼, 사과, 베리류, 녹차 등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노란색 색소로, 식물성 화합물인 '플라보노이드(Flavonoid)'의 왕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생리 활성을 자랑합니다.

퀘르세틴의 가장 큰 무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우리 몸을 녹슬게 하는 '활성산소'를 직접 제거하는 강력한 '항산화(Antioxidant)' 능력입니다. 둘째, 그보다 더 중요한 능력으로, 우리 몸의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마스터 스위치('NF-κB')를 차단하여 염증 자체를 억제하는 '항염증(Anti-inflammatory)' 능력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항산화 저격수' 퀘르세틴의 기본기를 탐구합니다. 퀘르세틴이 어떻게 활성산소를 청소하는 '스캐빈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염증 신호 경로를 차단하는 '특수 요원' 역할을 하는지, 그 이중 작용의 메커니즘을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플라보노이드의 왕, 퀘르세틴이란 무엇인가? 🧅

퀘르세틴(Quercetin)은 91편에서 다룰 '파이토케미컬' 중 '폴리페놀', 그중에서도 '플라보노이드' 그룹에 속하는 대표적인 성분입니다. 플라보노이드는 식물이 자외선, 해충, 미생물 등 외부 스트레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방어 물질입니다. 퀘르세틴은 이 플라보노이드 중에서도 가장 널리 분포하며 가장 강력한 활성을 가진 성분 중 하나로 '플라보노이드의 왕'이라 불립니다.

퀘르세틴은 주로 과일과 채소의 '껍질' 부분에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습니다. 강한 햇빛과 외부 위협을 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곳에 방어 물질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죠.

  • 주요 공급원: 양파(특히 붉은 양파 껍질), 케이퍼, 사과(껍질), 베리류(블루베리, 크랜베리), 케일, 브로콜리, 녹차 등

우리가 양파 껍질을 버리는 것은, 사실 퀘르세틴의 가장 풍부한 보고를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2. 작전 1: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청소부' (Scavenger) 🧹

퀘르세틴의 첫 번째 임무는 92편에서 다룰 '활성산소(Free Radicals)'를 직접 처리하는 것입니다. 활성산소는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하여 노화와 질병을 유발하는 불안정한 분자(산화제)입니다. 퀘르세틴은 이 활성산소를 안정화시키는 강력한 '항산화제(Antioxidant)'입니다.

[항산화의 원리: 전자를 기부하다]

활성산소가 불안정한 이유는 '짝을 잃은 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불안정한 전자는 주변의 정상 세포에서 전자를 빼앗아 자신을 안정시키려 하고, 이 과정에서 정상 세포는 손상을 입게 됩니다.

퀘르세틴의 분자 구조(수많은 -OH기)는 활성산소에게 자신의 전자를 기꺼이 '기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퀘르세틴이 자신의 전자를 활성산소에게 주어 안정화시키면, 활성산소는 더 이상 우리 세포를 공격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퀘르세틴은 자신을 희생하여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청소부(Scavenger)' 역할을 하는 것이죠.

3. 작전 2: 염증의 마스터 스위치 'NF-κB'를 차단하는 저격수 🎯

퀘르세틴의 진정한 힘은 단순히 활성산소를 청소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더 나아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신호 전달 경로' 자체를 차단하는 '저격수'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에서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마스터 스위치' 중 하나가 바로 'NF-κB (Nuclear Factor-kappa B)'라는 단백질 복합체입니다. (41편, 94편에서도 언급될 예정입니다.) 평소 NF-κB는 세포질에 묶여 있지만, 스트레스나 병원균의 자극을 받으면 활성화되어 핵 속으로 들어갑니다.

핵 속으로 들어간 NF-κB는 염증 유발 유전자들의 스위치를 켜고, TNF-α, IL-1β, IL-6와 같은 강력한 '염증성 사이토카인'들을 대량 생산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것이 만성 염증의 시작입니다.

퀘르세틴은 이 NF-κB가 활성화되어 핵으로 들어가는 경로 자체를 억제합니다. 즉, 염증 반응의 가장 상위 단계에 있는 '마스터 스위치'를 꺼버리는 것이죠. 불이 난 뒤에 끄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불이 나도록 명령하는 지휘 본부를 무력화시키는 '저격수'의 역할입니다.

이러한 강력한 항염증 메커니즘 때문에 퀘르세틴은 관절염, 대사 증후군, 알레르기 등 다양한 만성 염증성 질환에 대한 잠재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4. 퀘르세틴의 치명적 약점: 낮은 흡수율과 그 해결책 🔬

이토록 강력한 퀘르세틴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극도로 낮은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입니다. 퀘르세틴은 지용성(기름에 녹는) 분자이며 물에 거의 녹지 않아, 수용성 환경인 우리 소장에서 흡수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양파를 통해 섭취된 퀘르세틴의 흡수율은 꽤 높은 편이지만(20~50%), 대부분의 보충제 형태(퀘르세틴 무수물 또는 이수화물)는 흡수율이 1~2%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비싼 돈 주고 먹은 퀘르세틴이 대부분 흡수되지 못하고 배출되는 것이죠.

[흡수율을 높이는 파트너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퀘르세틴 보충제는 종종 다음과 같은 파트너들과 함께 배합됩니다.

  • 비타민 C: 퀘르세틴과 함께 항산화 시너지를 내며, 퀘르세틴의 안정성을 높여 흡수를 도울 수 있습니다.
  • 브로멜라인: 파인애플에서 유래한 이 소화 효소는 퀘르세틴의 장 흡수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파이토좀(Phytosome) 기술: 퀘르세틴을 인지질(레시틴 등)로 감싸 '지방 방울'처럼 만들어, 흡수율을 극대화하는 최신 기술입니다. (151편 커큐민 참조)

5. 결론: 항산화와 항염증, 두 마리 토끼를 잡다 ✨

오늘 우리는 퀘르세틴이 단순히 활성산소를 청소하는 '항산화제'를 넘어, 우리 몸의 염증 신호 자체를 차단하는 '항염증 저격수'임을 확인했습니다. 이 이중적인 능력이야말로 퀘르세틴이 '플라보노이드의 왕'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강력한 무기도 우리 몸에 흡수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퀘르세틴을 섭취할 때는 그 흡수율을 어떻게 높였는지(파이토좀, 비타민 C 배합 등)를 함께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퀘르세틴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퀘르세틴이 알레르기 반응을 막는 '방패'이자 '아연'의 흡수를 돕는 '특급 조력자'로 활약하는, 그 숨겨진 임무에 대해 탐험해 보겠습니다.

 

질문: 오늘 퀘르세틴의 두 가지 임무 중 어떤 역할이 더 인상 깊었나요? 활성산소를 직접 제거하는 '항산화 청소부'의 역할인가요, 아니면 염증의 마스터 스위치(NF-κB)를 끄는 '항염증 저격수'의 역할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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