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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71편: 씨앗과 비료를 함께, '신바이오틱스(Synbiotics)'는 정말 더 효과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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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이오틱스(Synbiotics)'는 정말 더 효과적일까?

우리는 '장내 정원'을 가꾸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탐험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씨앗 심기)', '프리바이오틱스(비료 주기)', 그리고 '포스트바이오틱스(열매 수확하기)'. 여기서 가장 논리적이고 직관적인 아이디어가 하나 탄생합니다. "씨앗을 심을 때, 그 씨앗이 자랄 수 있는 맞춤형 비료를 함께 주면 더 잘 자라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신바이오틱스(Synbiotics)'의 핵심 개념입니다. '시너지(Synergy)'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듯이,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배합하여 1+1이 2 이상의 효과(시너지)를 내도록 설계한 '올인원 원예 키트'인 셈이죠.

이론적으로는 완벽해 보입니다. 낯선 정글(장)에 파견되는 '정예 용병(프로바이오틱스)'에게 그들이 즉시 먹을 수 있는 '전투 식량(프리바이오틱스)'을 함께 보급해주는 전략이니까요. 하지만 우리 장 속 100조 마리의 기존 미생물들이 이 전투 식량을 가만히 놔둘까요? 오늘 우리는 이 '신바이오틱스'의 개념이 정말 1+1=3의 시너지를 내는지, 아니면 그저 편리한 1+1=2의 조합인지, 그 과학적 타당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해 봅니다.

1. 신바이오틱스의 두 가지 전략: 상보성 vs 시너지 🤝

우리가 '신바이오틱스'라고 부르는 제품들은 사실 두 가지 서로 다른 전략을 기반으로 합니다. 2020년, 국제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 과학 협회(ISAPP)는 이 개념을 더 명확하게 정리했습니다.

  • ① 상보적 신바이오틱스 (Complementary Synbiotic):
    '씨앗(프로바이오틱스)'과 '비료(프리바이오틱스)'가 서로 특별한 짝꿍이 아닌 조합입니다. 예를 들어, 장 정착력이 좋은 LGG 균주(프로)와, 대장균 전반에 좋은 FOS(프리)를 함께 넣는 것입니다. 이 둘은 각자 독립적으로 작용합니다. LGG는 용병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FOS는 이미 장에 살고 있던 '기존 유익균(내재균)'의 비료가 됩니다. 1+1=2의 효과, 즉 '두 가지 이점을 한 번에' 얻는 조합입니다.
  • ② 시너지적 신바이오틱스 (Synergistic Synbiotic):
    이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진정한 '시너지'입니다. '특정 씨앗(프로바이오틱스)'과, 그 씨앗''이 특별히 잘 먹는 '맞춤형 비료(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조합하는 것입니다. 비료가 기존 유익균이 아닌, '함께 투입된 용병'의 생존과 성장을 선택적으로 돕도록 설계된 것이죠. 이는 1+1이 3이 되는 효과를 노리는 전략입니다.

안타깝게도,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신바이오틱스' 제품은 ①번, 즉 '상보적' 조합이거나, 심지어 프리바이오틱스 함량이 너무 적어 마케팅 용어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진정한 ②번 '시너지' 조합을 설계하고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2. 전략 1 (상보적): '씨앗'과 '비료'가 각자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 🧑‍🌾

가장 일반적인 신바이오틱스 제품의 작동 원리입니다. 이 전략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입니다.

[상보적 전략의 이점]

• 프로바이오틱스의 임무 (용병 투입): 캡슐 속의 '락토바실러스'나 '비피도박테리움' 균주가 장에 도달하여, 62편과 63편에서 배운 대로 유해균과 영토 전쟁을 벌이고, 면역 시스템을 조절하는 등 '용병'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 프리바이오틱스의 임무 (내재균 지원): 함께 투입된 'FOS'나 'GOS' 같은 비료는, 이 용병들보다는 이미 내 장에 살고 있던 '토착 유익균'(주로 비피도박테리움)의 먹이가 됩니다. 그 결과, 나의 '원래 군대'가 더 튼튼해지고 SCFA(69편 참조) 같은 유익한 '열매'를 더 많이 생산합니다.

이 방식은 '시너지'는 아닐지라도, '외부 용병'의 힘과 '내부 아군'의 힘을 동시에 강화하는 매우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3. 전략 2 (시너지): '전투 식량'을 든 용병, 그 효과와 한계 🍱

진정한 '시너지적 신바이오틱스'는 과학적으로 훨씬 더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어렵습니다. 이 전략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 조건: 투입된 프리바이오틱스(비료)가, 100조 마리의 '기존 균'들에게 다 빼앗기지 않고, '함께 투입된 수십억 마리의 용병(프로바이오틱스)'에게 선택적으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 한계 (정글의 법칙): 장내는 100조 마리의 미생물이 이미 치열하게 생존 경쟁을 벌이는 정글입니다. 이 정글에 '전투 식량(프리바이오틱스)' 몇 봉지를 들고 '용병 100억 명(프로바이오틱스)'을 투입한다고 해서, 그 식량이 정확히 그 용병들의 입에 들어간다고 보장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미 그곳에 살고 있던 수십조의 '토착균'들이 그 비료를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Bifidobacterium lactis BB-12 균주는 '이눌린(긴 사슬 프리바이오틱스)'을 매우 잘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둘을 함께 조합하면, BB-12가 다른 균들보다 이눌린을 더 잘 선점하여 생존율과 정착률이 높아진다는 '시너지' 효과가 동물 실험 등에서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판 제품에서 이러한 '진정한 시너지'가 얼마나 강력하게 일어나는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4. 결론: 좋은 '조합'인가, 위대한 '시너지'인가? ✨

오늘 우리는 '신바이오틱스'라는 개념이 1+1=2의 '상보적' 조합과, 1+1=3을 노리는 '시너지적' 조합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신바이오틱스' 제품을 고르는 것은 나쁜 선택이 아닙니다. 설령 '진정한 시너지'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따로 챙겨 먹는 번거로움을 줄여주고, 최소한 1+1=2의 '상보적' 이점(외부 용병 투입 + 내부 아군 지원)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것이 항상 다른 제품보다 2~3배 더 뛰어난 효과를 보장하는 '마법의 조합'이라고 맹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어떤 균주(프로)'와 '어떤 비료(프리)'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그 '구성'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프로, 프리, 포스트, 신바이오틱스라는 4대 전략의 탐사를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는 장내 우주의 또 다른 지원군, 우리가 섭취한 음식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 군단을 만나보겠습니다.

질문: '신바이오틱스'의 두 가지 전략 중, 당신은 어떤 전략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상보적' 조합(각자 임무 수행)인가요, 아니면 '시너지적' 조합(용병과 전투 식량)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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