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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관련된 모든 것/건강기능식품

9 - 뼈의 건축가들, 칼슘과 인의 애증 관계 (feat. 콜라 속의 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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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튼튼하게 하려면 칼슘을 먹어라." 이 말은 우리 모두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온 건강 상식입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칼슘만 챙겨 먹는 것은, 시멘트 없이 벽돌만 쌓아 올리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심지어,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콜라'가 이 벽돌을 빼돌리는 도둑일 수 있다면요?

 

오늘 우리는 '칼슘'이라는 슈퍼스타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그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자 때로는 강력한 라이벌, '인(Phosphorus)'을 수술대 위에 올립니다. 우리 몸의 가장 단단한 구조물인 뼈와 치아는, 사실 칼슘과 인이 빚어낸 위대한 합작품입니다.

 

이 두 미네랄이 어떻게 서로를 끌어안고 뼈라는 건축물을 만드는지, 그리고 혈액 속에서는 왜 서로를 밀어내는 '애증 관계'가 되는지, 그 미묘하고도 중요한 균형의 원리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이해하면, 왜 현대인의 식단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뼈를 약하게 만들고 있는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1. 사랑: 뼈의 핵심 재료, 인산칼슘 (위대한 협력 관계) ❤️

우리 몸속 칼슘의 99%, 인의 85%는 모두 '뼈'라는 한곳에 모여있습니다. 우연이 아니죠. 이 둘은 뼈를 구성하는 핵심 건축 자재, '인산칼슘(Calcium Phosphate)' 결정체를 만들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수산화인회석(Hydroxyapatite)'이라는 형태로, 그 화학식은 Ca₁₀(PO₄)₆(OH)₂ 입니다. 보시다시피, 칼슘(Ca)과 인(P, 인산염 PO₄ 형태)이 복잡하게 얽혀 하나의 단단한 결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비유로 이해하기: 벽돌과 시멘트]

뼈를 튼튼한 '벽'이라고 상상해봅시다.

  • 칼슘은 이 벽을 이루는 '벽돌'입니다.
  • 은 이 벽돌들을 서로 단단하게 붙여주는 '시멘트'입니다.

벽돌만 잔뜩 쌓아두거나, 시멘트만 부어놓는다고 해서 튼튼한 벽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적절한 비율의 벽돌과 시멘트를 잘 섞어 쌓아 올릴 때 비로소 완벽한 벽이 완성되는 것처럼, 칼슘과 인은 뼈라는 구조물 안에서는 절대 헤어질 수 없는 완벽한 파트너 관계입니다.

2. 증오: 혈액 속의 시소게임 (치열한 경쟁 관계) 💔

하지만 이 둘이 뼈 밖으로 나와 혈액 속을 떠다닐 때는 이야기가 180도 달라집니다. 우리 몸은 혈액 속 칼슘과 인의 농도를 아주 정교하게, 그리고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때 둘은 서로의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시소게임'을 시작합니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이것입니다: 혈액 속에 인(P)이 너무 많아지면, 칼슘(Ca)의 흡수는 방해받고 배출은 촉진된다.

 

우리 몸은 '부갑상선 호르몬(PTH)'이라는 조절 장치를 통해 이 균형을 맞춥니다. 혈중 인 수치가 높아지면, 부갑상선 호르몬은 신장에 명령을 내려 인을 소변으로 더 많이 내보내게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불행히도 칼슘까지 함께 딸려 나가게 되죠. 만약 혈중 칼슘 농도까지 낮아지면, 부갑상선 호르몬은 최후의 수단으로 '뼈 은행'에서 칼슘을 빼내어 혈액으로 보냅니다.

우리 몸의 최우선 순위는 '뼈의 건강'이 아니라 '혈액 속 농도의 안정'입니다. 혈액 속 미네랄 균형이 깨지면 심장 박동이나 신경 전달 같은 생명 유지 활동에 즉각적인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 몸은 뼈를 희생해서라도 혈액의 균형을 맞추려고 합니다.

3. 현대인의 식단과 콜라 속의 인산, 무엇이 문제인가? 🥤

문제는 현대인의 식단에 '인'이 너무나도 풍부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공식품, 냉동식품, 그리고 탄산음료에는 식품첨가물로서 '인산(phosphoric acid)'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특히 어두운색의 콜라에는 톡 쏘는 맛을 내기 위해 인산이 많이 사용됩니다. 콜라를 많이 마시는 것은, 지속적으로 혈액에 과도한 '인'을 쏟아붓는 것과 같습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앞서 설명한 시소게임이 시작됩니다. 우리 몸은 과도한 인을 배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이 과정에서 칼슘의 흡수는 줄고 배출은 늘어납니다. 장기적으로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 몸은 부족해진 혈중 칼슘을 보충하기 위해 '뼈 은행'의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게 되고, 결국 뼈는 점점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4. 결론: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닌 '비율'이다 ✨

오늘 우리는 칼슘과 인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탐험했습니다. 뼈 속에서는 누구보다 다정한 파트너지만, 혈액 속에서는 서로를 견제하는 라이벌이었죠.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뼈 건강을 위해 단순히 칼슘 섭취량만 늘리는 것은 절반의 정답일 뿐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칼슘과 인의 '균형 잡힌 비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가공식품과 탄산음료 섭취를 줄여 과도한 인의 섭취를 경계하는 것이, 어쩌면 칼슘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보다 더 현명한 뼈 건강 전략일지도 모릅니다.

 

질문: 오늘 이야기 중 어떤 비유가 가장 인상 깊었나요? 칼슘과 인을 '벽돌과 시멘트'에 비유한 것인가요, 아니면 혈액 속에서의 경쟁을 '시소게임'에 비유한 것이었나요?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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